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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1300] 모던타임즈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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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혜의숲
작성일
22-10-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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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6학년 아이가 고전 1300 모던타임즈 수업 후 쓴 에세이입니다. 나사화 되어가는 사람들. 모던타임즈 속 찰리 채플린이 살던 시대에는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시위를 하다가 죽어도 누군가가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져도 공장에서 일하던 수백 명의 사람 중에서 한 남자가 죽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이 사라져도 거리는, 또 상점은, 그리고 공장은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아니 어쩌면 누군가가 사라졌다는 빈자리마저 느끼지 못하고 평온할 테니까. 찰리의 공장은 너무나도 체계적이고 냉철하다. 작은 구멍들을 찾아 메꿔버리려 어슬렁거리는 늑대들처럼. 공장에서도, 감옥에서도, 거리에서도 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7번, 혹은 이보게, 가 그의 이름이었다. 공장주는 사람들의 이름을 알면서도 부르지 않았고, 또 알고 싶지도 않아 했다. 이름 속에는 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가 담겨있다. 누군가의 아빠이고, 자랑스러운 이름의 아들이자, 없어서는 안 될 친구이다. 하지만 공장주는 그 사람의 이름을 알고 싶지 않아 했다. 그 사람의 가치와 필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노동력과 생산력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이 사람이 일을 잘 해서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가 아닌가에 따라 고용과 해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연민이나 동질감 같은 인간적인 감정들을 지운 것이다. 그와 동시에 가난한 이들을 고용하는 회사들은 인간이 되기를 포기한 것이다. 찰리와 동료들은 누군가의 아빠나 아들이 아니라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경주에서 1등을 얻자마자 버려지고 다시 사들여지는 셰퍼드가, 하나가 뽑아져 나가면 다른 하나가 밀려 나오는 마트의 음료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 그만의 정체성이 있고 존재의 가치가 있으며, 특별해진다. 하지만 사회는 그들을 그저 노동력이라는 하나의 틀에 가두고 가치와 중요성도 없애버린 체 언제 대체 될지 모르는 컨베이어 벨트 앞에 가둬두었다. 이것은 과거의 일 뿐만이 아니다. 지금 현재에도 또 예측 가능한 미래에도 우리는 크고 작은 컨베이어 벨트에 놓여있는, 어떻게 끼워져도 바뀐 지 모를 나사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무슨 대학교를 나왔는지, 나이는 어느 정도인지 성적은 또 얼마나 나오는지에 따라 우리는 성공이라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왔다 갔다 하고, 학생에서 벗어난 어른이 돼서도 누군가는 돈이라는 벨트 속에서, 고용이라는 벨트 속에서 언제 바꿔 끼워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살고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나라는 자체만으로, 13살 여자아이라는 존재만으로, 지혜의 숲을 좋아하고 웃음이 많은 아이라는 것만으로도 특별하고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존재인데 말이다. 너무 웃기고 우스꽝스러워 웃다가 눈물이 나오는 찰리의 희극 속에는 사람 하나하나의 유일함과 소중함을 모르는 컨베이어 벨트적인 사회를 비극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눈물이 감춰져 있다. 지혜의숲의 눈으로 바라보기 삶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그대들은 컨베이어 벨트 앞에 번호로 불리워지는 찰리일 때가 많을지어다. 학교성적 몇 등, 어떤 대학교 출신, 어떤 직업, 어떤 집, 어떤 상품… 그대들을 부르는 이 시대의 호칭이 체화되었을지도. 그대들의 이름은 무엇인가? 그대들은 누구인가? 그 누구와도 같지 않은 나, 고유한 나, 존재하는 나를 느낄 수 있었나. 모던 타임즈, 우리가 살아가는 거대한 시간! 이 안에서 우리는 진정 소중한 꽃으로 피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한 사람, 한 사람이 꽃으로 피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직접 외칠 때가 되었다. '나'라는 사람이 여기, 가장 빛나는 꽃들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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