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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 1100] 책상은 책상이다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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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혜의숲
작성일
22-10-1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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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4학년 아이가 추론 1100 모던타임즈 수업 후 쓴 에세이입니다. 존재하는 것들의 이름.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존재하는 것들의 이름을 부르며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언어는 편리하다. 어떤 물체를 아주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고 그저 그 물체의 이름만 부르면 된다. 그리고 그 언어가 있기에 나는 세상과 소통할 수가 있다. 그 물체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그 물체는 이름이 생기게 되었을 것이다. <책상은 책상이다>의 주인공인 늙은 남자는 당연하다고 믿는 언어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그는 침대는 사진이라고, 책상은 양탄자라고, 의자는 시계라고 불렀다. 그렇게 자신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다가 자신과만 소통하게 되었다. 이 늙은 남자는 어리석었다.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서 사람들과 소통이 안 되었고, 더 외로웠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이 늙은 남자는 자신과 흥미로운 약속을 한 것이다. 우리가 쓰고 있는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고, 우리는 그것을 따른다. 이 늙은 남자는 자신과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늙은 남자 혼자만이 따른 것이다. 그는 언어의 주인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이름을 부르는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같은 연필이 3개쯤 있다고 생각해보면, 그 연필이 같은 곳에 들어있지만 않는다면 그것들은 모두 다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같은 이름인 ‘연필’로 불린다. 그래서 그것은 ‘초록색이고 글씨가 쓰여 있는 것’이라고 불리지 않고 ‘연필’로 불려서 개성을 잃게 된다. 그래서 이름을 정해놓고 부르기 시작하면 그 이름으로만 불려서 그날의 상태와 기분에 대해서 아무런 표현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장점은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간단하게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노트북을 설명할 때 이름이 없어서 ‘네모난 스크린이 있고, 손으로 타자를 칠 수 있는 키보드가 있다’라고 길게 설명하게 된다면 귀찮게 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두 이름을 부르고 자신의 개성을 잃는 것을 선택한다. 만약에 우리가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 단어를 표현했다면, 그것의 빛깔과 향기에 맞는 문장으로 불렀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우선 그것은 그것의 개성을 잃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저기 연필 좀 줘’ 대신에 ‘저기 있는 파랗고 그림이 그려져 있는 연필 좀 줘’라고 했다면 더 알아듣기 쉬웠을 수도 있다. 이름 대신 그것의 빛깔과 향기에 맞게 오래전부터 불렀다면 그것이 귀찮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면 지금의 줄임말처럼 그때 맞는 또 다른 줄임말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내가 정말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에는 더 특별한 이름을 붙여줬을 수도 있다. 그래서 늙은 남자는 자신만이 알아먹을 수 있는 언어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나만이 발견한 것, 나만이 의미를 주는 것, 나만이 생각하는 것에 나만의 이름을 준 것일지도 모른다. 나와 그것 사이에만 공존하는 고리 같은 특별한 이름으로 그것을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다시 한번 질문할 수 있다. ‘책상은 책상인가?’ 책상은 책상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름이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책상, 나무 책상, 플라스틱 책상처럼 책상이라는 뼈대는 같지만, 그저 또 다른 이름들도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 물건이 나에게 소중한 의미라면 내가 붙여줄 수 있는 소중하고 특별한 이름을 붙여주면 되는 것이다. 왜 우리는 나무를 나무라고 할까? 사람들은 그것이 사회적 약속이라고 하지만, 나는 약속을 한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무를 나무라고 한다 해서 내가 그것을 나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나만의 다른 이름으로 부를 순 없는 것일까? 나는 그런 질문에 이런 대답을 적어 내려가고 싶다. ‘나무는 나무고 책상은 책상이다. 그러나 그들과 나의 사이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공존하고 있다. 어쩌면 그들은 나에게 불려지기를 기다리는 것일 수도, 사실은 아직 제대로 된 이름을 갖지 못한 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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