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잇비 B-1] 디아더스 Essay > 지숲 Essay

커뮤니티

지혜의숲, 새로운 소식들을 확인하세요.

[렛잇비 B-1] 디아더스 Essay

profile_image 목록으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혜의숲
작성일
22-08-25 16:52

본문

중등 아이가 렛잇비 B-1 디아더스 수업 후 쓴 에세이 입니다. 거울에 비친 상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거울에 비친 상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타자가 보는 나는 나이다. 그러나, 내가 보는 나는 내가 아니다. 그것은 타자가 비추는 우리의 상이다. 다른 이들을 타자가 아닌 범주에 넣고, 나를 타자의 범주에 놓아 보아라. 이해되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너희가 보는 세상의 일부인데, 당연히 이해돼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타자이다. 또 타지이다. 타자의 것으로만 설명될 수 있는 어떠한 타지.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타자의 가능성을. 나는 나의 타자이다. 나는 나의 범주 안에 속해 있지 않으며, 내가 그것을 자각할 무렵은 5살 즈음이었다. 어쩌면 자각할 즈음은 5살 무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중요한 것은 나는 나 자신에게 타자라는 것이다. 또한, 타자의 것으로만 우리가 설명될 수 있다면 우리는 내가 아니겠는가. 타자는 내가 아니겠는가. 상상해 보아라. 너의 그 갈라진 입술이 내 손을 이루고, 우리의 그 흉측한 뇌가 가슴이 되는 것을. 아마 그것들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구별하고 싶다. 우리가 서로 모여있는 이 판이 구별되었으면. 그렇다면 더 이상 타자의 구별이 사라질 텐데. 나는 비로소 타자와 내가 하나 된 것을 느끼며 희열을 느낄 터인데. 어딘가로부터의 깊은 이 감정을 표출할 수 있을 텐데. 나는 구별할 텐데. 끝까지 구분하고 구별하고 구간을 나눈다는 것은 타자와 나 사이의 관계를 합친다는 것. 그건 바로 벅차오름이다. 나 자신에게 타인이 되는 경험은 매우 잔인하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앉아있는 것도. 모두 타인 때문이라는 것은 얼마나 울고 싶어지는가. 미쳐 간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영원한 타자의 길을 걷는 것이다. 문득 연못 속에 비친 상을 보고 말한다. 너는 타자인가? 이건 질문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려는 시도이다. 언제나 다른 대답을 내놓는 상에게 무엇을 기대해야만 했는가. 내가 보는 나의 상과 타자가 본 나의 상은 얼마나 다른 것일까. 무엇을 나라고 칭해야 하는가.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상들 속에서 나를 쫓고 달려간다는 것을. 그렇지만 나는 결국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도 쫓아야 한다는 것을. 끝까지 쫓아라. 쫓아가서 ‘나’인 척하는 나와 다름없는, 그러나 내가 아닌 상에게 말하여라. 너는 타자인가? 지혜의숲 눈으로 작품 바라보기 나는 바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계산이 되기 전에는 나는 비의 말을 새길 줄 알았습니다 내가 측량이 되기 전에는 나는 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해석이 되기 전에는 나는 대지의 말을 받아 적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부동산이 되기 전에는 나는 숲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시계가 되기 전에는 이제 이들은 까닭 없이 심오해졌습니다 그들의 말은 난해하여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내가 측량된 다음 삶은 터무니없이 난해해졌습니다 내가 계산되기 전엔 바람의 이웃이었습니다 내가 해석되기 전엔 물과 별의 동무였습니다 그들과 말 놓고 살았습니다 나도 그들처럼 소용돌이였습니다 백무산 <나도 그들처럼> …죽으면 왜 귀신이 되는가? 죽음이 사람들간의 관계를 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는다고 모두가 귀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종교와 문화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레이스는 자식을 죽였다는 사실을 망각하고자 하는 한 자신의 죽음조차 부인해야 하고 그래서 종교와 문화가 주는 새로운 연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녀는 덫에 걸렸고 벗어날 수가 없다. 귀신이 관계가 끊어진 데서 오는 것이라면 귀신이 되는 것이 꼭 죽음을 전제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죽음이 귀신을 만드는 것이 아니듯이 모든 귀신이 죽음을 전제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죽음이란 모든 관계를 일시에 끊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귀신을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귀신도 있을 수 있다. 소외된 인간, 그것이 바로 귀신이다. 그레이스에 있어서 빅터가 ‘절대적’ 타자 이듯이 히키코모리에서 가족은 같은 물리적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고 해도 관계 맺을 수 없는 ‘절대적’타자이다.

764e15abe41fb2cf1a9988eb2468c09c_1661413828_7145.png
764e15abe41fb2cf1a9988eb2468c09c_1661413829_1357.png
764e15abe41fb2cf1a9988eb2468c09c_1661413829_5379.png
764e15abe41fb2cf1a9988eb2468c09c_1661414017_7024.png
 

댓글 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지혜의숲

사고력 교육센터 지혜의 숲

상호: 지숲네트피아   대표자: 최봉휴   사업자번호 : 410-91-36381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2004-956호
주소: 광주 광산구 수완로 57 이레빌딩 5층 (수완동)   대표전화: 062-652-8809   이메일: gsnetpia@daum.net
개인정보처리방침 책임자 : 최민혁 gsnetpia@hanmail.net
© 2024 eduwisdom.com all rights reserved.
본사
광주 광산구 수완로 57 이레빌딩 5층
T. 062-652-8809   F.
Top